영화소개
‘메이드 인 이태리’는 오래전 아내를 잃고 서로에게 벽을 쌓아온 아버지와 아들이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적인 드라마입니다. 이 영화는 ‘테이큰’ 시리즈와 같은 액션 연기로 익숙한 리암 니슨과 그의 실제 아들 마이클 리처드슨이 부자(父子)로 출연하면서, 현실과 영화가 맞닿아 있는 듯한 진정성을 더해줍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풍경은 스토리에 깊이를 더하며,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감독인 제임스 다시는 ‘메이드 인 이태리’를 통해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 상실과 치유,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영화 정보
감독 : 제임스 다시 (James D'Arcy)
장르 : 드라마, 코미디
개봉 연도 : 2020년
러닝타임 : 94분
출연
리암 니슨 (Liam Neeson) – 로버트 역
마이클 리처드슨 (Micheál Richardson) – 잭 역
발레리아 비렐로 (Valeria Bilello) – 나탈리아 역
린제이 던칸 (Lindsay Duncan) – 케이트 역
줄거리 – 소원했던 부자의 뜻밖의 여행
아버지와 아들, 다시 함께하는 시간
잭(마이클 리처드슨)은 런던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입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아내와 이혼 위기에 처하며 자신의 갤러리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잭은 갤러리를 지키기 위해 큰 금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유일한 해결책으로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가족의 옛 집을 팔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이 집은 어머니가 생전에 사랑했던 장소이며, 20년 동안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잭은 이 집을 매각하기 위해, 어색한 관계를 유지해 온 아버지 로버트(리암 니슨)를 찾아갑니다. 그들은 오랜만에 함께 길을 떠나, 토스카나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로 향합니다.
무너진 집, 그리고 멀어진 관계
잭과 로버트가 도착한 집은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되어 낡고 황폐해져 있었습니다. 벽은 부서지고, 먼지가 쌓여 있으며, 도저히 팔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잭은 빠르게 집을 팔고 떠나고 싶어 하지만, 로버트는 시간을 들여 집을 직접 수리하기로 합니다.
그들은 함께 벽을 칠하고, 가구를 고치며, 오랜만에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의 상처는 쉽게 봉합되지 않습니다. 잭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갑작스럽게 잃은 슬픔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로버트는 아내의 죽음 이후, 아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원망하면서도, 서서히 잊고 있던 가족의 추억을 되살려갑니다.
토스카나에서의 특별한 인연
잭은 마을에서 현지 식당을 운영하는 나탈리아(발레리아 비렐로 분)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 역시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어린 딸을 혼자 키우고 있습니다. 나탈리아와의 만남은 잭에게 새로운 시작을 꿈꿀 용기를 줍니다. 그녀를 통해 과거의 아픔을 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침내, 선택의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잭과 로버트는 이 집이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가족의 역사와 추억이 담긴 공간임을 깨닫게 됩니다. 집을 팔고 런던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여기에 남을 것인가? 이들은 결국,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게 됩니다.
감상평 – 잃어버린 시간을 수리하며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우다
무너진 집, 그리고 무너진 관계
오랜 세월 방치된 채 금이 가고 먼지가 쌓인 집. 창문은 부서지고 벽에는 균열이 가 있습니다.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그곳엔 따뜻했던 온기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 집은 단순한 낡은 건물이 아닙니다. 잭과 로버트, 부자의 관계를 닮은 공간입니다.
어머니가 떠난 후, 잭과 로버트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어색한 거리감을 유지해 왔습니다. 집이 버려졌듯, 그들의 관계도 점점 허물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그들은 깨닫습니다.
"이 집을 다시 고칠 수 있을까?"
"우리는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까?"
벽을 칠하고, 가구를 수리하고, 낡은 바닥을 닦아내며 그들은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갑니다. 마치 부서진 집을 수리하듯, 부자의 관계도 그렇게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잭과 로버트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견뎠습니다. 잭은 아버지가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서운했습니다. 로버트는 아들을 더 깊이 끌어안지 못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오해했고, 그 오해는 오랜 시간 동안 쌓여 결국 말조차 편히 나누지 못하는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함께 지붕을 수리하고, 낡은 벽지를 뜯어내며 그들은 점점 서로의 마음을 읽어갑니다.
"나는 너를 미워한 게 아니야. 단지, 너무 아팠어."
"나도 그랬어. 하지만 말하지 않았어."
비로소 그들은 서로가 같은 슬픔을 안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조금씩 다시 다가가 보기로 합니다. 이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화려한 화해의 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끌어안는 극적인 장면도 없고, 서로에게 깊은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도 없습니다.
대신, 낡은 집을 함께 손보며 주고받는 짧은 농담 속에서, 함께 저녁을 준비하며 흐르는 조용한 미소 속에서, 별이 빛나는 토스카나 밤하늘 아래 나누는 한 마디 속에서, 그들의 마음은 조금씩 서로에게 닿아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자신과 우리의 가족을 떠올리게 됩니다.
토스카나에서 다시 찾은 ‘새로운 삶의 방식’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탈리아 토스카나’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한 의미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과거의 상처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곳.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곳.
잭은 런던에서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사랑도, 일도, 그리고 자신도. 하지만 토스카나에서 그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나탈리아를 만나 사랑을 다시 꿈꾸고, 집을 고치면서 과거를 치유하며, 아버지와 함께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찾습니다. 이 영화는 묻습니다.
"삶이 부서졌다면, 새로운 시작을 할 용기가 있나요?"
"관계를 되돌리고 싶다면, 먼저 다가갈 수 있나요?"
토스카나의 햇살 아래, 그 답을 찾기 위해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우리도 누군가와 ‘부서진 관계’를 다시 고칠 수 있을까?
이 영화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가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소원해진 관계를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을 잡을 수 있을까?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 버린 감정들은 없는가?
부서진 집이 다시 아름답게 변하듯, 우리의 관계도 조금씩 노력하면 다시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영화는 말합니다.
"완벽한 순간은 없다. 하지만 늦은 순간도 없다."
"우리가 서로를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
가족 간의 거리, 서로 이해하지 못했던 시간들,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질 수는 없지만, 다시 노력해 볼 수는 있습니다.
영화 속 잭과 로버트처럼...